Definition
리뷰어가 조서를 열면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시산표(이하 TB)다. 합계가 맞는지, GL과 일치하는지. 이 두 가지가 어긋나면 그날 오후가 통째로 날아간다. 시즌에 가장 자주 부서지는 것도 여기다. 솔직히 인차지 입장에서 가장 답답한 순간 중 하나다. 회계처리는 다 끝났다는데 TB가 안 맞고, 막상 들여다보면 추출 시점이 다른 경우.
핵심 요약
- TB의 차변/대변이 일치한다는 사실 자체로는 개별 계정의 정확성을 보증하지 않습니다. - ISA 500.A13은 TB를 증거 출발점으로 쓰기 전 정확성 검증을 요구합니다. 단순히 "TB = GL"이라고 적어두는 것은 조서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 TB 단계의 불일치는 거의 항상 GL 또는 거래 기록 오류의 신호입니다. 표본 검사 위험을 키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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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가 실제로 어떻게 작성되고 어디서 깨지는가
TB는 회계 순환 구조의 기본 산출물입니다. 모든 거래는 차변과 대변 항목으로 복식부기 원칙에 따라 기록되므로, 정상적으로 GL의 모든 계정 잔액을 합산하면 양변 합계가 일치합니다. 그런데 합계가 맞다고 해서 개별 거래까지 정확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두 계정이 거래를 반대로 기록했거나(예: 매출을 비용으로 계상), 관련 계정 간에 이체된 흔적은 합계 안에 묻힙니다.
ISA 500.A13은 감사인이 TB를 감사증거의 시작점으로 사용할 때 그 정확성을 확인할 책임을 명시합니다. 피감사회사의 기장 시스템과 TB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의미합니다. ISA 330.16(b)는 계획 단계에서 식별한 위험을 충분한 감사증거로 다루기 전에 이런 구조적 오류를 배제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제 경험상 TB 검증은 단순한 합계 확인이 아닙니다. ERP에서 추출한 GL 데이터와 제시된 TB를 행별로 일치시켜야 합니다. 별도의 통합 시스템이나 보고 도구로 TB를 생성하는 회사가 많은데, 이때 추출 논리(필터, 통합 메커니즘, 환산율)가 정확한지 같이 봐야 합니다. 추출 설정이 잘못되어 있는 경우는 합계가 맞는 채로 잔액이 어긋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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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동 예시: 서울 의약품 제조 회사
클라이언트: 성원제약 주식회사, FY24, 매출 85억 원, K-IFRS 보고 기업
성원제약은 일반의약품과 처방약을 생산하는 중견 제약사입니다. FY24 감사 중 제시된 TB는 차변 합계와 대변 합계가 모두 850억 원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1단계: GL과 TB 일치 확인 SAP에서 추출한 GL 잔액 목록을 TB와 행별로 비교했습니다. 매출채권 계정에서 SAP 잔액은 12억 원이었으나, 제시된 TB에는 11억 8천만 원으로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조서 노트: 불일치 내역을 조서에 기록하고 피감사회사에 설명을 요청. 결과 TB 작성 후 환불 거래 2건(총 2천만 원)이 GL에 추가 기록되었으나 TB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
2단계: 계정별 기장 근거 검증 각 계정 잔액이 기초 거래 기록과 일치하는지 표본으로 확인했습니다. 매출 계정(4100): TB 78억 원. 매출 장부에서 30개 거래(표본 크기는 감사 위험과 중요성 판단에 따라 결정)를 무작위로 선택해 발주서, 송장, 청구서와 매칭했습니다. 30건 모두 정확히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조서 노트: "매출 계정 30개 항목 표본 검사: 오류 0건. 샘플 기반 추정 오류는 미미함. ISA 520 MUS 절차 미적용(거래 건수가 충분함). 표본 결과 합격."
3단계: TB 수정 및 재제시 환불 거래를 포함하도록 TB를 수정한 후, 양변 합계가 각각 850억 2천만 원으로 재균형을 이루었음을 확인했습니다.
판단 포인트: TB의 합계가 맞더라도 개별 계정 잔액은 기초 문서와 어긋날 수 있습니다. 성원제약의 경우 환불 처리 절차가 TB 작성 시점과 분리되어 있어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만약 TB 단계에서 이를 잡지 못했다면 후속 표본 검사가 왜곡표시를 포착하지 못할 위험이 커졌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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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인과 검토자가 놓치는 점
- 계정 재분류 위험: TB의 양변이 일치하더라도 두 비용 계정이 거래를 상호 기록했다면 합계는 그대로 맞습니다. 판매비 대신 관리비로 기록한 거래는 TB 합계에는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수익성 분석과 공시의 정확성은 훼손됩니다. ISA 500.A14는 "피감사회사의 기장 시스템이 정확하지 않으면 TB도 정확하지 않다"고 경고합니다.
- 추출 논리 검증 부족: 많은 기업이 ERP나 회계 소프트웨어에서 자동으로 TB를 생성합니다. 감리 사례를 보면 이 추출 설정(필터, 통합, 환산율)을 검증한 흔적이 조서에 없는 경우가 반복적으로 지적됩니다. 통합 자회사가 있다면 연결 일정 전에 각 법인별 TB 검증을 별도로 수행하고 조서에 남기십시오.
- 타이밍 차이 간과: 컷오프(cutoff) 오류, 특히 월말 거래의 기록 시점 차이는 TB에는 반영되지 않으면서도 자산/부채 계정의 왜곡표시를 만듭니다. ISA 330과 ISA 505(외부 확인)를 함께 적용할 때 이 위험이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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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 vs 조정 후 TB
회계연도 중에 기록된 거래만 포함한 TB는 피감사회사의 기본 장부 상태를 반영합니다. 조정 후 TB(Adjusted Trial Balance)는 결산 조정(감가상각, 선급/후급 비용 등)을 포함하며 재무제표 작성의 기초가 됩니다.
감사인은 두 버전 모두를 검증해야 합니다. ISA 330.8(e)는 감사 조정(Audit Adjustments)을 기록할 때 경영진의 조정과 감사인의 조정을 명확히 구분하도록 규정합니다. 조정 후 TB에는 이 구분이 명확히 표시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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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 관점에서의 TB
금감원 감리에서 TB 관련 지적은 주로 두 가지 영역에서 발생합니다.
첫째, TB 검증의 충분성. 조서에서 TB와 GL의 일치 확인 증거가 누락되거나, "TB = GL"이라는 단순 표기만 있는 경우입니다. 금감원: "충분·적합한 감사증거 확보가 미흡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실무에서 이것이 의미하는 것: 조서가 너무 얇다. ISA 500.A13에 따라 일치를 증명하는 구체적 문서(상세 비교표, 스크린샷, 합계 확인 등)를 조서에 포함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둘째, TB 조정과 재무제표의 연결고리 부족. 감사인이 TB 단계의 오류를 식별하고 수정했더라도, 그 수정이 최종 재무제표에 올바르게 반영되었는지 확인하는 증거가 부족한 경우입니다. 감사 조정이 포함된 조정 후 TB에서 최종 재무제표로의 연결을 보여주는 상세 일정(Schedule)을 준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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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용어
- 총계정원장 (General Ledger): 모든 거래가 최종적으로 기록되는 장부. TB는 GL 잔액에서 추출됩니다. - 세부원장 (Subsidiary Ledger): 거래채권, 거래채무, 재고 등 특정 계정군을 상세히 기록하는 장부. TB의 개별 계정 잔액은 세부원장 합계와 일치해야 합니다. - 거래 승인과 기장 (Authorization and Recording): ISA 315.27에서 규정하는 통제. TB 정확성의 기초입니다. - 재무제표 공시 (Financial Statement Disclosure): 계정 재분류나 공시 누락은 TB 검증 단계에서 잡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중요성 판단 (Materiality): TB 검증 절차의 범위는 ISA 320 중요성 판단의 영향을 받습니다. - 표본 검사 (Sampling): TB 검증 후 개별 계정의 거래를 표본으로 검사할 때 ISA 530이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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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자를 위한 체크리스트
1. TB를 피감사회사 회계 시스템(ERP, 회계 소프트웨어)에서 추출한 GL과 행별로 비교했는가? (ISA 500.A13) 2. TB의 양변 합계가 일치하더라도 개별 계정이 거래를 잘못 분류했을 가능성을 고려해 추가 절차를 계획했는가? 3. 회계연도 중 발생한 모든 거래가 TB 작성 시점 기준으로 반영되었는가? 특히 월말 직후 거래의 타이밍을 검증했는가? 4. ERP 또는 회계 소프트웨어에서 TB를 자동 추출하는 경우, 추출 설정(필터, 통합 로직)의 정확성을 확인했는가? 5. TB 검증 증거를 조서에 명확히 문서화했는가? (단순 표기가 아닌 구체적 비교표 또는 상세 일정 포함) 6. 발견한 TB 오류가 후속 절차와 최종 재무제표에 올바르게 반영되었음을 확인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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